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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calm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책소개, 저자소개, 발췌문

keepcalm1 2023. 11. 7.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집필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그중 유일하게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아 팬들 사이에서도 오랜 미스터리로 남은 작품이 문예지 <문학계>에 발표했던 중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1980)이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책소개

어느 여름 석양빛 아래 선명히 남은 기억이 소년에게 있다. "진짜 내가 사는 곳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 안이야." 소녀는 말했다. 소년과 함께 이곳에 있는 자신은 실제 자신이 아니며 대역이나 흘러가는 그림자와 같은 거라고. 소녀가 사는 도시에는 시간이 없고 시계에도 시곗바늘이 달려 있지 않으며, 진짜 자신은 그곳에서 밤의 도서관에 머문다고 했다.그 도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소년에게 소중한 것들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어떻게든 도시에 도착한다면 소년을 위한 자리가 딱 한자리 마련되어 있을 거라고 했다. 매일 밤 도서관에 보관된 무수히 많은 오래된 꿈을 읽는 사람. '꿈 읽는 이'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돌연 소녀가 사라진 후, 소년은 몇 번이고 기억을 재생하며 그 도시에 갈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곳에서 진짜 소녀를 만날 수 있기를.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그는 결국 견고하고 높은 돌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찾아낸다.<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30대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한 문예지에 중편소설로 발표한 후 43년이 흐른 끝에 3부 구성의 장편소설로 완성해낸 작품이다. 작가 후기에서 "이 작품에는 무언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처음부터 그렇게 느껴왔다. 다만 당시의 나는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 무언가를 충분히 써낼 만큼의 필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나에게 이 작품은 줄곧 목에 걸린 생선 가시처럼 신경쓰이는 존재였으므로 이 작품을 완성한 지금 솔직히 마음이 무척 편안해졌다"고 직접 고백할 정도로 하루키의 작품세계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소설이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소개

일본의 작가, 영미 문학 번역가.1949년 교토에서 태어났다. 와세다 대학교 제1문학부 연극과 졸업.대학 재학 중에 결혼하여 1974년부터 7년여 동안 아내와 재즈 카페를 운영했다. 서른 살을 앞두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1981년부터 전업 작가로서 활동하며 1987년에 발표한 《노르웨이의 숲》으로 경이로운 판매 기록을 세운다. 이는 일본 문화계에 ‘무라카미 하루키 신드롬’이리는 용어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양을 둘러싼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태엽 감는 새》,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화제작을 차례차례 발표했다. 일본을 넘어 아시아를 비롯한 미국, 유럽, 러시아까지 총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그의 책들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하루키는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매년 언급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는 중이다.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집필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가 특별하다. 1979년 데뷔 이래, 하루키는 각종 문예지에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글을 발표했고, 대부분 그 글들을 책으로 엮어 공식 출간했다. 

 

 발췌문

열일곱 살 남고생인 ‘나’, 열여섯 살 여고생인 ‘너’. 두 사람은 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진짜 내가 사는 곳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그 도시 안이야.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흘러가는 그림자 같은 거야.” ‘나’는 어리둥절하지만 이내 소녀가 들려주는 도시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 이야기를 따라 도시의 모습을 상세히 기록해가던 나날, 돌연 소녀가 사라진다. 우연한 사고인지, 무언가의 암시일지 종잡을 수 없어 괴로워하던 ‘나’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결국 소녀가 말했던 미지의 도시로 향한다. 소녀가 말한 도시는 견고하고 높은 돌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곳 시계에는 바늘이 없지만 사람들은 자연히 시간을 감각할 수 있다. 도시에는 도서관이 하나 있는데, 그곳 서가에는 책이 아닌 사람들의 꿈이 달걀 모양으로 줄지어 놓여 있다. 그 꿈들을 관리하고 꿈의 내용을 해독하는 것이 도시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도시의 출입구는 단 하나, 그마저 우람한 문지기가 지키고 있어 아무나 드나들지 못한다. 도시에 들어가려면 특별한 조건이 있다. 바로 자신의 ‘그림자’를 버려야 한다는 것. ‘나’는 그림자를 버리고 그 도시에 들어간 후, 도서관에 출근하며 ‘꿈 읽는 이’가 되어 생활한다. 애타게 그리던 소녀와도 재회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 나는 그림자를 버렸다. (…) 문지기는 말했다. “막상 떨어지고 나면 상당히 기묘하게 보이지. 뭐 저런 걸 애지중지 달고 다녔나 싶을 거야.” 나는 대답을 얼버무렸다. 자신의 그림자를 잃고 말았다는 사실이 아직 제대로 실감나지 않았다. “그림자 같은 건 실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문지기는 말을 이었다. “지금껏 그림자가 자신한테 대단한 도움을 줬던 기억이 있나?” 그런 기억은 없다. 적어도 곧바로 떠오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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